로갤사략 제3편
“장군 이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걱정 말거라, 소싯적 친우인 메가용병대장(每可傭兵大將)에 파발을 보내었으니, 곧 편지가 올 것이다”
“메가라 함은… 그들은 돈에 따라 움직이는 일개 용병이 아닙니까? 천자께서 아무런 작위조차 부여하지 않은 자들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 허나 신촌 일대에서 나름의 세력을 구축한 이들이고 무엇보다 집리트 130 이상으로만 구성된 나름의 강자들을 엄선하였다고 들었다.”
“집리트라면, 중원의 전장에서 검증받지 못한 실력이니 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찬물 더운물 가릴 때가 아니지 않느냐, 당장 신촌에서 이들과 합류하여 위기에 빠진 서강성을 구할 것이야. 13년 전, 폐하를 알현하였을 때 명 받은 바가 있다. 멀리 서강성의 백성들이 자교티오조차 받지 못 하여 도탄에 빠졌으니 그들을 구해야 한다”
“파발이오-”
“소신, 메가용병대에서 나온 김로준 이옵니다. 메가용병대의 훈련대장 ㅇㅇㅈ 휘하에서 무예를 배워 실모140점을 취득하였고, 제 부하들 역시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140점이라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구나 하하하하!”
[그 시각, 신림산맥 앞]
작은 우마차가 거대한 궁전 앞에 멈추었다. 다 늙은 말이 끄는 마차는 천자의 힘이 예전같지 않음을 비추는 듯 하였다. 높은 신림산맥 어느날 부턴가 거대한 궁전이 세워져서 강성해진 힘을 뽐내고 있다. 사신이 드높은 계단을 끝없이 올라가니 그 위세와 지붕의 금장식이 마치 관악궁의 화려함을 압도하는 것만 같았다.
'분명 얼마전 까지만 해도 몰락한 제후국의 후예가 아니었던가? 완전히 패망한 것으로 들었는데... 어느새 이리 강성해진 것이지?’
정전에 다다르자 거대한 청동문이 서서히 열렸고 그 내부는 어두워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어서오시오”
낮고 그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높은 천장과 깊은 건물에 울려퍼졌다.
“공자 사존모라 하오… 아니, 이제 더 이상 공자가 아니오. 패자라 부르시오.”
“천자의 명을 받들어 왔습니다. 공자 사존모는 서신을 받드시지오”
“내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읽어보리다. 그나저나, 관악궁 정원에 있다던 정의의 종의 무게가 얼마나 되오? 우리 궁 앞에 가져와 두고 싶소”
“……그런 것은 신하 된 도리로 묻는 게 아니오”
“이곳에서는 말이오, 폐시생의 팬촉만 녹여도 그깟 종을 백 개도 만들 수 있다오. 관악 천자의 권위가 고작 그 작은 종에 있다는 말이 사실이오?”
사신은 떨리는 다리를 감추지 못하고 도망치듯 검은 궁전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얼른 가서 천자께 이 사실을 알려야 겠어, 저 자는 너무도 위험하다”
“어딜 가려 하는가? 자네의 명은 이곳이 끝인 듯 한데…”
커다란 도끼를 든 사내가 사신의 앞을 막아섰다.
“그대는 분명, 우리 로생의 일원이 아닌가? 어찌 폐하의 녹을 먹고 살던 자네가 배신을 한 것이지? 부끄러운 일이로다!”
“로생? 과거에 그리 불린 적도 있지… 이젠 아니다. 난 오.탈자로 다시 태어났다. 사존모께서 내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빛을 내어주셨지. 그 분이 주도하는 질서를 거스르지 마라”
거대한 도끼가 사신의 몸을 마른 장작마냥 반으로 쪼개었다. 도끼는 돌바닥까지 반으로 쪼개버렸고. 일그러진 얼굴에 난 다섯 줄의 흉터가 그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가늠케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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