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 졸업후 사람과 세상에 환멸을 느끼고 집에서 몇년을 히키코모리처럼 살았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사정이 있어서 리트 신청하게 됐고
이핑계 저핑계 대며 기출 안보고 잠도 못자고 몸도 아파서 포기할까 하다가 그냥 와서 바로 봤는데
뭐 역시나 준비안한 대가를 치룸
(언어는 각오했지만 추론은 은근 자신있었는데 똑같이 반타작 나서 그건 좀 아프더군...)
그래도 얻은건 있는거 같다
전날밤부터 잠못자게 만든 복통으로 매교시 사이 화장실에서 설사하느라 고생하면서도
간만에 하루 집중해서 시험보는 그 느낌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고 내가 살아있는 기분?이 들더라
그리고 미디어에서 요즘 20대들 어쨌네 저쨌네 내 세대랑 좀 많이 다르구나 왜저럴까
남자건 여자건 공감도 안되고 답답하고 어느정돈 이유없는 적대감도 있고 그랬는데
예전 내곁에 있던 내 친구들과 다를거 없이 학교내를 거니는 모습들을 보고 그런 차가운 감정이 사르르 녹았다
오히려 열심히 살아보겠다고들 와서 시험보고 재잘재잘 떠드는거 보고 나도 활력 얻었다
옆에서 시험보면서 벅벅 줄그으며 소리내는 진상?친구마저 가엾고 밉지만은 않을 정도였다
나의 올해 로스쿨 입시는 여기서 끝났다
비록 중간에 이렇게 떠나고 이길을 계속갈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제 느낀 좋은 기분은 소득으로 안고 간다
그리고 어제 준비한 대가를 얻은 분들은 끝까지 힘을내서 입시에서 건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