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한양 면접후기

by ㅇㅇ posted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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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 치시느라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타이밍은 안 맞지만 작년에 여기서 점수 상담해 준 분 덕을 많이 봐서 면접후기나 적당히 남겨봄

두서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 되시길

외대

다른 곳도 아니고 지하실에 처박혀서 면접 봄. 인상이 영 별로임...

이틀간 네 타임에 나눠서 시험 봄. 3대 1 면접에 10분 준비시간 10분 본게임

시작하기 전에 학장님인지 오셔서 '여러분 우리 면접 쉬운 거 아시죠? 편하게 보시면 될듯 ㅇㅇ'라고 하고 감

거의 마지막 순서

일요일 오후: ESG 경영보고를 법규로 강제해야 되냐?

답 쓰고 가져가서 교수용 복사하고 돌려줌

2인 1조 대기라서 뒤쪽에 배치되면 문 앞에서 좀 진정하고 답안 준비하면서 들어갈 수 있음

교수가 답안 보면서 물어보심

왼쪽 굿캅 중간 무관심역 오른쪽 배드캅

왼쪽: (친절하게) 자기소개해보세요

본인: ?? 시발 이거 지금 왜 시키지 어버버버버벅 (황변 책에 자기소개 할 수도 있다고 나와는 있었는데, 웬만하면 안 할 줄 알았고 설사 하더라도 문제를 먼저 풀 줄 알았음)

본인: ㅇㅇ 이거 강제해도 됨. 요즘 회계하고 재무에서도 가르치는 개념이고 회사 부서 적당히 조절해서 보고 TF 하나 만들면 된다 어차피 숫자로 포장하는 거임

오른쪽: (바보병신을 보는 표정으로) 이것도 비용인데 기업들 돈 안 된다고 해외로 도망가면 어떡하냐?

본인: 아... 전 이거 보고절차 만드는 게 무슨 인건비 수준으로 돈 나간다 생각 안하고요. 이런 거 발표하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치면 오히려 비용 이상으로 매출 잘 나와서 장사 잘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유로에서 자꾸 강제해서 장기적으로 해야 되는거다

다시: (당시 그 뭐냐 요소수 때문에 시끄럽던 시절) ㅉㅉ 요소수 봐라 동남아로 단기간에 기업 다 튀었다가 이런 사태가 빚어진 거야 현실을 직시해야지

본인: (멘탈 나감) ㅅㅂ 그건 그렇긴 한데... 허허허

적은 거 복사해서 보시면서 물어보는 데 기간 유예 및 보조금 등 정부지원 필요하다고 답지에 멀쩡하게 적어놓고도 답이 산으로 가버림

왼쪽: 최근에 인상깊게 읽은 책 말씀좀

본인: '왜 법은 부조리한가' 제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니지만 선거와 관련된 이론인 '콩도르세의 역설'로 1인 혹은 기껏해야 합의체인 판결을 해석하는 게 흥미로웠다 뭔가 잘 안 들어맞을 것 같은데 설득력이 있더라

1분 전 밖에서 똑똑똑 해주고 마무리로 쉬운 질문 타이밍 맞춰서 시킴

요약: 본인은 털렸으나 객관적으로는 분명 쉬운 시험. 정 안되면 답변서 복사해 놓은 거 슬쩍슬쩍 보면서 해도 됨

한양대

여긴 무려 공대에서 시험을 봄. 넓어서 외대보단 인상이 좋았음.

또 막판에 걸림. 기다리는 데 화장실 갔다오는 시스템 같은 건 외대보단 훨씬 체계적이었음.

문제: (가) 이 세상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을 옭아매는 규제의 연속이다 versus (나) 적당히 공동체주의같은 내용 지문 중 하나 골라서 뭔 생각인지 요약해 보고 찬반 논변하라

앞 지문은 대체 어디서 발췌된 건지 모르겠는데, 거의 아인 랜드의 '아틀라스 슈러그드'인가 그거 읽어봤을 때 본 건가 싶을 정도로 극단적인 내용이었음. 게임하는 남자들 중에서 '바이오쇼크' 해 본 사람은 바로 이해할 거임

본인은 기출에서 자유 대 공동체 했을 때 자유 중심으로 연습을 했었는데, 앞 지문 내용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도저히 못 고르겠어서 후자로 선회

-나는 자유지상주의 대 공동체주의로 해석했는데,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지문 해석을 한 사람들도 많았음 합불여부와 별 관계 없는듯

2대 1 면접에 역시 10분 준비시간 10분 본면접

여긴 자기소개 전혀 없고, 바로 답변 시작

본인은 대충 2분만에 이야기 다 끝나버림

답변 자체는 다들 어떻게든 해내는 거고, 추가 질문이 우수수 쏟아짐 각각이 오히려 본 질문보다 더 길었던듯. 다른 사람들 경험으로는 진짜 질문 내용이 가지각색이었다고 함.

오른쪽: 요즘 코인이 유행이죠! 본인이 선택한 입장에 입각해서 생각건대, 거기 세금 매기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케 생각하심?

본인: (ㅋㅋㅋ 아는 거 나왔다) 여전히 내재적 가치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이익에 준해 과세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 로또처럼 기타소득으로 높은 세율을 매기기에는 어쨌든 네덜란드 튤립 투기처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니 반대. 그렇다고 해서 정부에서 무조건 자유롭기를 원하면서 세금을 아예 안 내도 된다는 주장 하는 사람들 있는데 동의 못한다. 당장 비디오카드로 채굴 돌리면서 가격 올리는 외부효과 하며, 컴퓨터로 처먹는 이산화탄소 생각해봐라

왼쪽: 대학교 장학금 성적 순 or 소득 순

본인: 소득 순으로 주는 게 맞다고 생각. 대학교부터는 고등교육이니까 굳이 나라에서 지원할 필요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실상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교육이 중등교육처럼 반필수다. 그럼 다 대학 가는 게 사회적으로 유익하냐와는 별개로 현실을 인정하고 여기까지는 경제사정이랑 상관없이 졸업장 딸 수 있게 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 지금 대학원 지원하는 입장이라 웃기지만 이 대학원 단계부터는 성적을 더 고려할 수 있을듯

여긴 마지막까지 질문 계속 던지다가 밖에서 끝난 거 알리면 질문이든 답변이든 끊고 내보냄

요약: 외대보다 분위기 훨씬 프리하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종류 면접. 물론 이건 내가 외대에서 조져서 그렇지만

그리고 결과 나온 후 결론

1. 어지간히 조져도 면접 변별력이 클 학교들은 아니다

2. 다들 쫄아있고 눈에 띄기 싫으니까 정장 빼입는데, 양아치같이 입지만 않으면 괜찮은듯. 왜냐면 외대에선 줄무늬 양말에 마이 벗은 채로, 한양대에서는 재킷 입되 타이 없이 퍼런색 셔츠 안에 대충 입고 갔는데 잘 됐음

다들 포릿 잘 마무리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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