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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여자임.

로준 시작하면서 종종 여기 와서 정보 얻어갔는데 요즘 공부도 잘 안 되고 싱숭생숭해서 넋두리처럼 써봄.

이미 여기 있는 사람들이랑 내적친구인 듯ㅋㅋㅋㅋㅋㅋ

중경외시 상경 나왔음.

수능 한 과목 2등급 나왔고 전부 1등급이었음.

그것도 수능 직전 신종플루 걸려서 미끄러진 거라고 나는 생각함ㅋㅋㅋㅋㅋㅋ

그 전까지 모의고사에서 KY 인문 정도 갈 수 있을 성적이었음.

사실 재수하고 싶었음. 

내신도 나쁘지 않아서 어떻게서든 한 번 더 하면 KY는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음.

엄마가 말리더라. 

재수는 안 된다고. 

내가 장학금 받아서 대학을 가야 동생이 대학 갈 수 있다고.

우리 집은 경제 특별전형도 가능할 만큼 가난했고, 동생은 공부는 못하는데 그림은 겁나 잘 그리는 미대 입시생이었음.

우리 엄마는 대입에 참 무지했음.

아빠는 이혼하고 없었으니까 빼고, 외가에서 대학 간 사람이 내가 처음이었으니까.

내가 합격했을 때도 그 학교가 서울에 있는 거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음.

당연히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성적을 받아왔는지도 몰랐음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장학금 받을 수 있는 학교로 골라서 정?시 썼고,

그게 중경외시였음.

덕분에 4년 전액 장학금 받고 들어감. 

학비는 어찌저찌 됐는데 생활비는 없어서 계속 알바하면서 학교 다녔음.

과외 알바도 하고, 매점에서도 일했음. 

덕분에 대학 다니면서 엄마한테 한 번도 용돈 받아본 적 없음. 이건 내가 생각해도 좀 기특함ㅋㅋㅋㅋㅋ

다행히 전공이 적성에 잘 맞았음. 

회계를 잘 해서(경영대 전체 중 5등 안에 들었음ㅋㅋㅋㅋㅋ) CPA 준비하기로 했음.

휴학하고 시작했는데,

고향도 아닌 서울에서 수험생활하는 게 돈 없으면 못하는 일이더라.

엄마 혼자 벌어서 미대 준비하는 동생 뒷바라지하고, 내 CPA 학원비에 생활비까지 대줄 수가 없었음.

종로에 있는 학원 갔다가 점심 때면 맨날 라면 먹었음. 

그게 제일 싸서. 그런데도 돈이 없었음.

CPA 공부를 하면서 저녁엔 식당에서 알바했음. 당연히 공부시간은 부족하지. 

내 생활비 보내주겠다고 엄마가 밤에 치킨집 알바를 나가더라. 

치킨 튀기다가 엄마 손 다친 거 알게 되고 그만 뒀음.

엄마한테는 허리가 아파서 못하겠다고 거짓말하고 집에 내려감.

아직도 엄마는 내가 아파서 그만 둔 줄 알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일년 서울에서 공부하고, 반년은 집에 내려가서 돈 벌었음.

복학하고 나서 고민했음.

취준할까 어쩔까.

취준을 하기에는 스펙이 너무 딸렸음.

어떻게 쌓아야되는지도 모르겠고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어영부영 학교 다니다가 결국 내가 돈 가장 덜 들이고 할 수 있는 건 공무원이라고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1년 휴학하고 또 돈 벌었음.

이번에는 엄마한테 생활비 달라는 말 하기 싫어서.

반년 동안 공시 공부하고, 복학해서 한 학기 다님.

원래 7?급 준비했었는데, 졸업하자마자 9급 붙음.

임용 포기하고 7?급 계속 준비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말림.

일단 가보고 일 하면서 7?급 준비하든지 아니면 정 못하겠으면 그만 두면 되지 않냐고. 왜 붙은 걸 안 가냐고.

그래서 그냥 출근함.

그게 벌써 3년차임.

그리고 결혼까지 함.

작년에 번아웃 옴.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맨날 생각함.

잘못한 거 없는데 민원인 눈치보면서 굽히고 들어가는 것도 싫고,

민원인 욕 먹으면서도 사과하는 것도 싫고. 

10년 뒤에 20년 뒤에 내 옆자리 직원처럼 맨날 같은 일할 거 생각하면 아득했음.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는지 몸이 아프기 시작함.

맨날 울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인생을 잘못 산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ㅋㅋㅋㅋㅋ

근데 다시 바꾸자니 나이는 많고, 결혼은 했고, 다른 걸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게 너무 우울했음.

남편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임.

진지하게 로스쿨 준비해보라고 작년부터 말함.

솔직히 자신 없었음. 

맨날 뉴스에서 로스쿨 20대 선호한다고 난리치는데, 나는 학점도 안 좋은데 어느 로스쿨이 나 뽑아주겠냐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내 뒷바라지하는 게 싫었음. 뒷바라지 시키려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남편은 초긍정 가이임ㅋㅋㅋㅋㅋㅋ

시험이나 쳐보고 안 되면 말라고.

그리고 로스쿨 졸업해서 변호사만 되면 무조건 지금보단 좋다고, 자기는 투자하는 거라고.

공무원 그만 두고 싶다고 했을 때 다 말렸음.

공무원 얼마나 좋은 직업인데 왜 그만 두려고 하냐, 결혼도 했는데 그냥 애나 키우면서 공무원 해라, 밖에 나가면 지옥이다 등등.

엄청 고민했음. 

상담도 다니고, 병원 다니고 생각에 생각을 해보고 엄청 고민하다가 올해 3월에 로스쿨 도전해보기로 결심함ㅋㅋㅋㅋㅋ

3월은 토익 공부해서 토익보고, 4월부터 리트 공부했는데 리트 공부가 공시보다 훨씬 어려움.

재미는 있는데 할수록 어렵고, 머리 아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수가 오르는 것 같지도 않고ㅋㅋㅋㅋㅋㅋㅋㅋ

리트에 시간 쓰느라 토익도 아직 900 못 넘김... 큰일남ㅋㅋㅋㅋㅋ

가끔 여기 와서 눈팅하는데, 내 학벌에 내 학점이면 인서울 로스쿨은 불가능하다는 글 엄청 많이 봄.

그럴 때마다 좌절함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 서울에서 직장 다녀서 지방은 못 가고 어떻게든 서울 안에 있고 싶은데 욕심인가 싶어서ㅋㅋㅋㅋㅋㅋ

뭐 하여튼,

시험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내가 될까, 가서도 어린 애들이랑 경쟁해야되는데 할 수 있겠나 생각함.

밤에 자려고 누우면 내가 분에 안 맞는 욕심 부리고 있는지밖에 생각 안 듦.

그럴 때마다 어차피 25만원 내고 접수한 거, 

붙여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고 아니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자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잠ㅋㅋㅋㅋㅋㅋㅋㅋ

로스쿨 준비생들(특히 여기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도 어리고, 학벌도 좋고, 학점도 좋고 그래서 부러움.

내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나는 장학금을 받아야 해서 다시 우리 학교로 가야했을 거고,

알바하면서 학교를 다녀야했을 거라는 걸 알고는 있음.

그래도 혹시 내가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우리 집이 형편이 좀 더 나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봄ㅋㅋㅋㅋㅋ

그런 생각할 때마다 그래도 내 밥벌이 할 수 있게 키워준 엄마한테 미안해져서 최대한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는 함ㅋㅋㅋㅋㅋㅋ

걍 오늘 비도 오고 그래서 넋두리해 봄.

일요일에 리트 잘 봐서 인설했으면 좋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합격수기 꼭 써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

뭐라고 마무리해야될지 모르겠네. 논술에서 이렇게 쓰면 망하겠지???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나 포함 다들 파이팅 했으면 좋겠음ㅋㅋㅋㅋㅋ

(추가)

이 글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음....ㅠㅠ

일단 남편 잘 만난 건 인정함.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고 축복임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로스쿨에 가든 안(못) 가든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응원해준 거 평생 안 잊고 알콩달콩 열심히 보답하며 살 거임ㅋㅋㅋㅋㅋㅋ

열심히 댓글 달긴 했는데, 내가 가진 표본은 극히 적고 나는 내가 보고 들은 것만 이야기한 거임.

내가 한 말들을 절대적인 답처럼 여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음!!!!!!

사실 로스쿨 준비하는 건 나한테는 치료 방법 중 하나임.

상담 선생님이 뭐든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주변에서 어떻게 얘기하든지 도전해보는 게 나한테는 필요하다고 해서

일단 리트 저질러본 거라 나도 크게 기대는 안 함....ㅠㅠㅠㅠ

정량이고 정성이고 모든 면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엄청 떨어진다는 거 나도 알고 있음ㅋㅋㅋㅋㅋㅋ

로스쿨에 들어가든 못 들어가든 리트 시험 보고 원서라도 넣어보면, 그래도 좀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긴 함ㅋㅋㅋㅋㅋㅋㅋ

비록 떨어지면 그냥 생돈 날아가는 거지만, 내 지난 시간을 위로해주는 의미에서 그 정도 돈은 쓸 수 있다고 생각함ㅋㅋㅋㅋㅋㅋㅋ

내 한 달치 월급보다 조금 적다는 건 눈물 나지만.... 또 벌면 되지ㅠㅠㅠ

어쨌든 내 상태를 보고 누군가가 '내가 쟤는 제치겠다'고 자신감을 얻어도 나는 좋음ㅋㅋㅋㅋㅋㅋ

내가 가장 어렵고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음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기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함.

다들 각자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일테니 힘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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